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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 본문

매일 글쓰기

094.

JongHoe 2020. 12. 9. 07:08

자리에 앉긴 했지만 글쓰기 시작이 안된다. 화면 너머에 있는 온갖 글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글쓰기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충돌한다. 의지와 본능의 싸움인가. 글쓰기를 어렵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래서 본능적으로 일단 피하고 미루는 마음이 생기는 건가. 글쓰기는 불편한 일이 아니야, 걱정이 많아서 고민하는 게 아니야 라고 글쓰기를 피하는 마음에게 알려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 이미 겁을 먹고 꽁꽁 숨어버린 마음이다. 도와주겠다고 다가가는 소방대원을 피하는 동물처럼 글쓰기가 숨었다.

겁먹지 않게 조금 떨어져 앉아 기다린다.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위험을 느끼지 않을 최소한의 거리를 유지하고,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딴 곳을 바라보고 기다린다. 강아지는 먹을 것에 다가가도 괜찮은지 위험하지 않은지 경계하며 조금씩 먹을 것 주변을 서성인다. 겁먹은 강아지처럼 글쓰기도 기다린다. 섣불리 다가서면 더 멀리 도망갈 수 있다. 천천히 경계를 열고 다가올 것이다. 사람이 할 일은 기다리는 것. 딴 데 신경 쓰지 않고 기다리는 것.

오늘도 30분. 안녕 여기서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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