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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관찰
퇴사 1년이 되어 간다. 벌써. 작년 이맘때쯤이면 퇴사를 결정하고 정산하고 있을 정도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유튜브로 영화 를 잠깐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울컥 가슴이 먹먹해지는 포인트가 있었다. 기억이 났다. 이런저런 이유들,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들릴만한 것들이 필요했다. 더 좋은 데 간다고, 먹고살 것 마련해 두었다고, 그런 말들이 필요했다. 나오면서 까지 사람들 눈치를 보다니. 그것도 좀 불쌍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만, 나름 더 이야기가 길어지는 걸 막으려고 했던 이유도 있다. 그렇지만 사실은 뭘 잘해 보겠다고, 뭘 어찌해 보겠다고 퇴사한 게 아니었다. 살겠다고 나왔다는 게 맞는 말일 거다. 영화를 보면서 회사를 그만두라고, 그렇게 다니지 말라는 그런 말이 나왔다. 나오면 나아진다고. 그..
세상의 속도보다 느리게 나의 세계가 돌아간다. 나의 속도나 흐름이 더디거나 빠른 것을 세상은 신경 쓰지 않는다. 세상의 속도가 벅찬 것은 내가 느끼는 것일 뿐 세상은 그저 묵묵히 제 갈 길을 간다. 외국의 어느 좁은 길가, 기차가 지나가면 짐을 거두어들였다가 다시 펼치는 골목이 생각난다. 예상치 못한 어느 날에는 기차에 짐이 쓸리기도 할 텐데, 그런 걱정은 관광객들이나 하는 모양이다. 내 걱정에는 기차에 짐이 쓸리고 망가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멈추지도 않고, 물건의 상태에 상관없이 기차는 지나갈 테지. 지금의 나는 기찻길 근처 여차하면 툭 기차에 쓸려 들어가 망가지는 물건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자리에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은 그런 걱정이 없다. 다 잘 될 것이다. 그렇지 그렇겠지. 지금 나 혼자..
애들 아비는 아직인갑네. 옆집 할매가 문앞을 지나다 묻는다. 야, 오늘도 늦는갑슴니더. 그래. 고구마 좀 삶았는데 애들 주든가. 고맙심더. 고구마를 받아드는데 애들이 쪼르르 나타나 받아간다. 아이고 자들은 버릇도 없이... 뛰지 말고 천천히 무라. 할무니 잘 묵겠심미더. 할매는 손을 휘이 저으며 벌써 저만큼 걸어간다. 애들 아비는 또 늦는다. 지만 힘든가. 집이 싫은가. 마지 못해 사나. 집에 있으면 한숨만 쉬다가, 나가면 늦게 들어온다. 그래도 집에 있는 것 보다야 술을 마시고 방황하더라도 나가서 뭐라도 하는 게 낫다. 사람들 만나다보믄 뭐라도 일이 안 생기겠나. 잘 다니던 회사는 왜 그만두었나. 힘들면 얼마나 힘들다고. 그만 두었으면 다시 시작해야지 왜 노나. 말도 없이 지 혼자 결정하고 또 지 혼자..
낮에 광화문에 갔다. 미술 작가와 만났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가의 전시 작품에 내가 아는 기술이 필요해 연락이 왔었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음 일정을 협의했다. 젊은 작가, 시도하는 사람, 희망과 걱정과 기대를 가진 멋진 사람이었다. 광화문은 한복물결. 날씨가 좋은 주말이라 더 그랬겠지. 임대한 한복들은 전통의상이라기보다 코스프레 캐릭터 의상 느낌이 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거리를 걷다니. 집 근처에 도착하니 허기가 졌다. 국밥집에서 순댓국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소주 한 병 마실까... 밑반찬과 맛보기용 순대가 몇 점 나오니 더 술 생각이 났다. 며칠 계속 마셨는데 이제 좀 그만 마셔야지. 몇 번의 변덕 끝에 술은 시키지 않았다. 누구나 무대 위에서 주목..
며칠 전 낙원상가 앞을 지나가다 눈에 익지만 다시 보면 이상할 수 있는 풍경을 마주했다.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들이 국밥집 앞에서 기타를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변이나 관광지에서 통기타들고 다니며 웃는 젊은이의 모습과는 다르다. 어깨에 기타를 둘러 매지도 않았고, 싸구려 상품 배달하듯 허투루 들지도 않았다. 잘못 들어 온 중고 상품을 들고 온 것 같은 어색함이 없다. 늘 기타를 만지는 사람의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달가. 뭔가... 관록이 느껴지는 느낌. 그렇다고 현업 연주자라고 할만한 화려함이나 나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무대 위에 오르는 사람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기타를 만지는 손길이 어색하지도 않으니... 악기 수리하시는 분들인가? 과거에 기타..
30년쯤 전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고, 극단에서 작품을 만들고, 뮤지컬 공연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내가 나의 미래라고 생각했던 사람과 만났었다. 뮤지컬 프로그램북에 음악감독으로 나와있던 분과 함께 작업했다. 내가 이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내 미래 모습은 이럴 것이다 생각했던 그 모습을 하고 있는 현재의 인물. 함께 공연을 하면서 친구들은 그분을 형님이라 불렀지만 나는 '형님'이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마어마한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쉽게 곁에 가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함께 공연했던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지 다들 편하게 잘 지냈다. 함께 공연을 하다가 그분이 나를 발탁해 여러 가지 경력이 더 생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늘 좋기만 한건 아니어서 불편하거나 기분 나쁜 일도..
어제 집에 오는 길에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다. 길이 생각보다 많이 막혀서 라디오는 넉넉하게 들을 수 있었다. 달과 금성이 겹친다고 했던가 가까이 보인다고 했던가 뭐 그런 날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40년 정도 후에 다시 볼 수 있다고 했다. 울산는 비가 와서 못 본다는 청취자의 문자들이 들어왔고 또 어느 지역은 어떻다,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서둘러 들어가는데 길이 막힌다 뭐 그런 이야기들. 축구에 별 관심이 없어서 뭐 중요한 경기를 하나보다, 어딘가에는 비가 내리나 보다, 퇴근 후 치킨을 사들고 들어가는 건 참 좋지, 라면 국물이 땡기는데, 아 좀 전에 순대국밥 먹었지... 그런 생각을 하며 밀린 길에 서 있었다. 길이 막혀서 졸음이 왔고, 잠을 깨기 위해 창문도 열었다가 닫고, 차에 있던 남..
발걸음이 느려진 것을 느낀다. 시내에서 걷다보면 나는 열심히 걷고 있는데 추월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일부러 느릿하게 걷는 경우에는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열심히 걷고 있는데도 어 내가 방해가 되나? 싶을 정도로 뒤처짐을 느낀다. 당장 뭘 해내야하는 것이 없는 생활의 변화가 걸음에 나타는 것일까. 생활의 속도가 느려진 것이라거나 생각의 속도가 걸음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것 혹은 비만이 이유일 수도 있겠다. 그래 그게 더 정확할 거 같다. 급해야 할 것 같은 시기에 급하지 않다. 마감을 미루던 습관이 생활화된 것인지 급하지 않다. 그렇다고 여유있는 것도 아니다. 좀 무덤덤해진 건지, 워낙 겁이 많았다가 이제 좀 덜 겁내는 건지 모른다. 걱정은 여전하지만 마음..
아는 형님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로비에는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두들 옛 고향 친구를 만난 듯 악수하고 포옹하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나도 그 틈에 끼어서 인사를 나눈다. 어쩌다 실수로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해도 그냥 아는 사람이겠거니 할 분위기. 아득한 시절에, 지금보다 30kg은 덜 나가는 몸무게로 살았던 때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만났다. 그러니까 한 25년 정도 지나고 만나는 셈이다. '흰머리가 잘 빠졌네'라든가 '못 알아보겠다' 정도는 듣는 얘기지만 "어쩌다가..."라는 반응은 당황스러웠다. 아이구 어쩌다가... 공연의 출연진도 제작진도 관객도 모두 주인공 1명의 지인들이다. 일반 관객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지인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친척집에 모인 기분이 들었다. 면면이..
오후에 약속이 있는 날은 외출이 싫다. 귀찮다. 특히 약속한 지 오래된 약속일수록 더 귀찮다. 아이구 어찌나 싫은 게 많은지. 맘 편히 나가려고 오늘은 뭘 쓰나... 생각한다. 최근에 를 읽고 있다. 회사원이었다가 덜컥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수필집이다. 블로그 글 같기도 하고, 브런치 글 같기도 하다. 도제희 작가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오는 과정부터 친구들 이야기며 뭐 다채롭고 흥미롭다. 일상의 이야기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속 이야기가 잘 섞여 있는 것도 재미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읽지 않았어도 작가의 상황이 연관되어 있으니 색다른 재미다. - 심지어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등단한 이력이 있는 분이니... 서문에 있는 한 부분. ===== 말하자면 이 글은 내가 난데없이 도..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는 잔다. 단순한 이 생활 패턴을 실천하기가 어렵다. 밤이 되어야 비로소 나의 시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오전에는 오늘의 할 일이 재촉하는 느낌이다. 오늘 해야 할 일들과 나가기 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들로 마음이 분주하다. 오후에는 남들과 연결된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대체로 마감 날까지 미루긴 하지만 뭘 미루고 뭘 급하게 해야 할지 정하는 것도 있다. 만남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허전하다. 그러다가 저녁 9시가 좀 지나면 드디어 나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아니, 11시나 12시가 되어야 그런 느낌이 든다. 독촉도 없이 넉넉하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 같다. 곧 자야 한다는 부담 없이 마음껏 쓸 수 있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래봤자 3~4 시간, 길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일이 필요했는데 일이 생겼다. 고마운 분들이 일을 만들어 주었다.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 다행이다. 그들에게도 없던 일이 생기는 거라 부담이 되었겠지만, 만들면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준비를 많이 한 모양이다. 여러모로 검토하고 보완해서 잘 만들었다. 나를 위해 만들었다고 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자기들 사업으로 잘 만들었다. 그러니 나는 미안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면 된다. 다음 약속을 하고 나선다. 다음 약속 전까지 정리해서 보내야 할 내용이 생겼다. 다른 곳에서 다음 일을 만나고, 또 정리해서 보내야 할 내용이 생겼다. 정리할 게 많네...라고 생각했지만 하기 싫은 일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니니 금방 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 그런데 또 미루네. 이건 회사에서 ..
감정은 표현되고 소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 신호를 보낸다. 나를 알아봐 달라고 깜빡이를 켠다. 감정을 표현하고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자연스럽지 않다. 좋고 기쁜 것도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데 불쾌하고 불쾌한 감정은 꽁꽁 숨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연기를 하게 된다. 감정을 숨기고 소비되지 않아서 생기는 병, 그 감정을 거부하고 외면해서 결국 몸이 아파지는 정도가 되는 경험을 했다. 뭐 일단 귀도 그런 증상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회복되어 대화가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최근에 마음의 상처가 되었던 사람을 만났는데 대화 중에 또 내가 문제라, 내 멘털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서 자기 살겠다고 남 탓을 하는구나, 한편으로 측은한 느낌도, 억울한 기분도 들었다. ..
다시 글쓰기. 3일 짜리 행사하는데, 준비하느라 못 쓰고 행사 중이라 못쓰고, 뒤풀이 하느라 못쓰고, 행사 후유증으로 못 쓰고 지나간 날이 10일이 넘었다. 연속으로 쓴 최장 기간이 처음 9일이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안 썼다. 안 쓰고 못 쓰고 하여튼 쓴 것이 없는 날이 쌓이는 게 싫다. 그러니 다시 또 쓴다. 쓰고 싶으니까. 매일 쓰기.
오늘은 뭐 했나. 다음 주 강의가 있어서 교재를 마감해야 한다. 내일 점심까지 원고를 보내야 프린트하고 제본해서 나온다고 한다. 작년 교재에서 추가로 좀 만들어 넣어야지. 작년 교재는 너무 급하게 만들어서 좀 허접했다. 내년에는 잘 만들어야지 했던 것을 오늘까지도 그대로였다. 생각 속에서 계속 "해야 할 일"이었던 일. 내일 마감이 아니면 또 미루고 있었겠지. 오전에 일을 끝내야 했다. 오후에는 약속이 있어서 오전에 끝내고 나가려고 했는데 오후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자는 연락이 왔다. 와 다행이다... 그래서 오후까지 시간을 벌고 또 딴짓을 한다. 미흡했던 부분 확인하는데 시간이 잘 간다. 그래 이 부분 추가하면 되겠다, 화면 캡처도 하고 자료도 모았다. 이제 만들어 넣으면 되는데, 자료를 다 모으니 또 ..
재영님 글을 읽다가, 와 의학계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좋구나, 이런 걸 물어볼 수 있겠다, 확실하지 않은 거 물어볼 수 있겠다 하고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아 의학적으로 궁금한 게 없지... 저장 폴더에 들어있는 엄청난 PDF 책들을 한 번이라도 열어 보았나. 저장해 둔 영화를 다시 본 적이 있나. 지난 몇 년 동안 그 영화와 책들을 들여다본 적이 있기나 하나. 내가 가지고 있다, 내 하드에 저장되어 있다, 단지 그것뿐인 것을 마치 내가 아는 것처럼 느껴진다. 재영님에게 뭘 물어볼 수 있다. (정작 재영님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 그렇게 의학 창구를 개설하고 결국엔 미사용 계좌로 동결될 것이다. 내 마음속의 위안 같은 창구. 사실 내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계좌라면, 어차피 열어보지 않는 계좌..
너를 만나면 힘들었다. 네가 가진 삶의 무게가 나에게 넘어오는 것 같았다. 가족의 오랜 지병과 수발, 오랜 친구와의 불화, 반복되는 회사에서의 불합리한 상황 등.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힘들어졌다. 마치 그 불행이 내 것처럼 느껴지고 나의 불행에 너의 불행까지 더해져 해결해야 할 문제가 더 많아진다고 느꼈다. 하지만 너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그렇다고, 그런 상황에 있다고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네가 힘들겠구나, 네가 고생하고 있구나 같은 응원의 말을 듣고자 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그 정도에서 잘 안된다는 거다. 나 역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려는 게 아니다. 나의 문제는 너의 문제를 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도와 달라고 한 것도 ..
다른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 이런 종류의 질문은 좀 재미없다. 만약에...라는 조건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기고 하고, 그런 생각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뭐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또 똑같이 바보 같은 결정을 할 테고, 후회할 짓들을 하겠지. 그런 걸 반복하려는 노력 자체가 바보 같아서 생각해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만약에, 그래도 시간이동을 한다면, 이왕이면 기억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간다면 다른 인생을 살게 되지 않을까. 혹은 바보같은 결정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사람 속터지게 하는 미숙함이나 눈물 흘리게 할 일들을 하지는 않겠지. 최근의 로또 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주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약속이 취소되는 걸 다행이라 여긴다. 혼자 있는 시간이 없으면 피곤하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불편하다. 기가 빨리는 느낌이 든다. 등등 내향형 인간이라고 볼 만한 특징이 많다. 그렇지만 사람들을 만나서 의욕적이고 희망에 찬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나도 에너지가 생긴다. 전염이 되는 것처럼 밝은 기운을 받고 온다. 리액션이 좋은 사람, 특히 매사에 신기하고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에너지가 퐁퐁 넘치는 사람을 보면 나도 활기차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사람들과 만나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집에 혼자 있을 때보다, 회사에서 늘 보던 사람들과 있을 때보다 뭔가 하려는 사람을 만나고 있으면 나도 더 나은 뭔가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습관처럼 고민을 하는데 나아지지는 않는다. 어젯밤에도 "~해야 되는데..."만 남발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거 하면 저게 밟히고 저거 하면 이게 신경 쓰이고. 그러다가 드라마 밀린 걸 2편 연속 보면서... 드라마 볼 때는 걱정을 안 하네. 드라마 끝나고 또 뭔가 하려고 했더니 또 걱정이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또 ~해야 되는데.. 그런 걱정을 한다.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필요하지 않은 걱정이었다. 습관적으로 걱정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하는 걱정인 거다. 그러니까 그만. 걱정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