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관찰
퇴사 1년 본문
퇴사 1년이 되어 간다.
벌써.
작년 이맘때쯤이면 퇴사를 결정하고 정산하고 있을 정도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유튜브로 영화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를 잠깐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울컥 가슴이 먹먹해지는 포인트가 있었다.
기억이 났다.
이런저런 이유들,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들릴만한 것들이 필요했다.
더 좋은 데 간다고, 먹고살 것 마련해 두었다고, 그런 말들이 필요했다.
나오면서 까지 사람들 눈치를 보다니.
그것도 좀 불쌍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만,
나름 더 이야기가 길어지는 걸 막으려고 했던 이유도 있다.
그렇지만 사실은 뭘 잘해 보겠다고, 뭘 어찌해 보겠다고 퇴사한 게 아니었다.
살겠다고 나왔다는 게 맞는 말일 거다.
영화를 보면서 회사를 그만두라고, 그렇게 다니지 말라는 그런 말이 나왔다.
나오면 나아진다고.
그렇지만 돈 문제까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돈 때문에 회사에 있는 건 바보 같은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쉬어도 된다.
쉬려고 나온 거다.
그러니 쉬어도 된다.
그래도, 낼 건 또 내야 해서... 사는 게 참...
쉴 수가 없다.
늘 마음이 쫓겨서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노는 것도 아니었는데 제대로 벌지도 못했다.
1년이 되어가는 동안 마음 편히 낚시 한번 못 다녀왔네.
그러니 지금 내가 잘 안 풀리고 망해가는 상황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당연한 거라고, 자연스러운 거라고 새삼 인식한다.
그때처럼 말고, 그때와 비교하지 말고,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거다.
찾게 될 것이다.
급한 불은 급한 불대로 끄겠지만, 조바심은 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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