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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 변화 본문

매일 글쓰기

072. 변화

JongHoe 2020. 11. 17. 06:55

일기장을 펼쳤다. 일기장이라고는 했지만 잘 쓰지 않았다. 만년필로 쓰는 필기감이 좋다. 하지만 타이핑이 편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잘 안 쓰게 된다. 글씨를 쓰고 싶을 때 꺼내 쓰게 된다. 2017년부터 쓰고 있는 노트인데 아직도 반이 넘게 남았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노트를 꺼내 일기를 썼다. 타이핑으로 글쓰기가 잘 안되고 있어서 새롭게 시도해 본 것이다. 손글 쓰기의 불편한 점 중에 하나는 글씨를 열심히 쓰고 있으면, 특히 회사에서, 누군가 옆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궁금해하는 것이다. 참 남의 일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다. 직접 묻기도 하고 기웃 거리기도 해서 좀 불편하긴 하다. 그저 무시하고 내 할 일 해도 되는데 그런 것을 의식하고 있다.

어제는 노트를 펼치다가 가장 최근에 쓴, 8월 말에 써놓은 일기를 읽었다. 무슨 일에 압박을 받고 있는지 무척 답답해했다. 퇴사를 생각하고 있었고 풀리지 않는 생각에 눌려 있었다. 그리고 어떤 돌파구 혹은 풀어나갈 작은 숨구멍을 찾은 듯 보였다. 답답해하던 시기가 있었고, 그것을 해쳐나갈 혹은 견뎌낼 작은 실마리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8월 말까지도 이러고 있었구나,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지? 8월 말이라…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기간에 압박이 심하긴 했던 모양이다. 나는 딱히 의식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은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위로를 많이 해줬던 것 같다. 회사에서의 보직변경 때문에 내 일에 대한 불안감이 컸었고, 그때는 몰랐지만 따지고 보면 이별 직전의 시기였고, 금전적으로 불안한 가계 상태였고, 내가 준비하는 공연이 제대로 준비되고 있지 않아서 불안했다. 그렇게 크게 4가지 정도가 있었다.

두어 달 지난 지금 시기에 보면, 2달 좀 넘게, 3달 가까이 되는 시기를 지나는 동안 변화가 있었다. 그때그때 닥치는대로 뭘 하긴 했는데 그렇게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냥 일이 다가왔고 다가오는 일을 처리해서 하나씩 끝이 났다. 그래서 지금이 됐는데, 무슨 대단한 일을 겪은 것 같지는 않았는데, 지나고 보니 큰 일들을 겪었었네. 그랬네.

내게 주어진 부담이 많이 줄었다. 어쩌면 부담은 같은데 내가 부담을 덜 느끼게 된 것 같다. 마음이 편해졌다. 가만히 쳐다보면, 내게 주어진 부담이 줄었다기보다 부담을 대하는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때보다 살만해졌다. 성장한 것 같다. 잘 몰랐지만, 모르는 새 인생의 한 전환점을 지나온 것 같다. 이때다 할만한 사건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뭔가 변하긴 했다. 컴퓨터를 새로 켰더니 “자동 업데이트”가 실행되어 새로운 데스크탑이 나타난 것 같다. 나쁘지 않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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