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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 무기력, 노년, 늙음 본문

매일 글쓰기

033. 무기력, 노년, 늙음

JongHoe 2020. 10. 9. 07:30

날이 추워졌다. 무기력함에 대해 생각한다. 내 의지로 저항할 수 없고, 내 의지로 동조할 수 없는 상태. 뜻이 있어도 행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한다. 내 의견이 잔소리가 되고, 쓸데없는 소리가 되고, 듣는 사람이 없이 허공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 들게 되면 무기력감에 자존감이 낮아질 것 같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엇을 하더라도 그냥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엇을 하고 싶어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시작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얼마나 초라한 느낌이 들까. 오천 원, 만 원 정도의 돈을 쓰는 데 어디에 쓰는지 무엇을 할 건지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또 쓸데없는 짓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면 얼마나 싫을까.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이 금지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생활은 얼마나 비참한가. 자립하지 못한 늙음은 비참하다.

날씨에 저항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 자연현상에 저항하기보다 순응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지 않으면 삶이 고달파진다. 젊음은 날씨를 즐기고, 늙음은 날씨에 대비한다. 거친 파도에 몸을 던져 즐길 수 있으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늙음에는 사태를 예측할 수 있는 지식이 있어도 제어할 수 있는 체력이 없다. 무기력감, 알아도 대비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감이 늙음이 아닌가.

무능함의 아이콘이 되고, 점점 과거의 사람이 되고, 과거의 영광을 혼자 떠드는 사람이 되다가 그마저도 입을 닫게 된다. 과거의 영광보다 부끄러웠던 순간의 기억들이 많아지고 후회의 미안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마저 없다. 비참한 노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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