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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꿈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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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 꿈 이야기

JongHoe 2020. 12. 6. 07:25

어딘가에서 탈출을 했다. 꿈에서는 비교적 구체적인 탈출 상황이 그려졌지만 깨어난 상태에서 생각해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었다. 하여튼 탈출을 했고, 어느 이상한 마을 정류장 대합실 같은 곳에서 나왔다. 밤이어서 내 얼굴을 잘 보이지 않은 채로 밖으로 나왔다. 바닷가 마을 같은 느낌이었지만 바다가 보이지는 않았다. 동네 작은 슈퍼 보다도 작은 로또 판매점 같은 정류장 매점이었다. 버스표도 팔고 간식도 파는 곳. 밖은 깜깜했다. 가끔 한두 대 차가 지나가는 것을 빼고 나면 매점 불빛이 전부인 곳이다. 도로의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아 깜깜했다. 큰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어둠에 익숙해지자 달빛에 어렴풋이 보이는 시골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서해안의 작고 덜 유명한 관광지 같은 느낌이다.

나는 왜 도망 다니고 있는지, 어떤 곳에서 탈출했는지, 무엇으로부터 도망을 다니는지 몰랐다. 그냥 도망자의 신분이라는 것을 느낌으로 알았다. 마을이 작아서 누군가의 눈에 띄면 금방 들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딘가 벗어날 길이 있을 것이다. 현재 위치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결정을 내려야 했다. 마을 쪽으로 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마을 반대쪽 넓게 펼쳐진 논밭 사이를 걸어가거나. 어느 쪽이든 눈에 띄긴 할 것이다. 날이 밝기 전에 움직여야 하는데, 대중교통은 어쩌면 끝났을 수도 있겠다.

정류장 매점에서 다행히 알아보는 것 같지는 않아서 마을 전체를 통제하는 기관에 잡혀갔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논밭 사이를 가로지르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몸이 너무 피곤했다. 춥기도 하고. 마을 쪽으로 걸어서 농협 마트 같은 곳을 지났다. 동네 청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술집 앞에서 잠깐 담배를 피우러 나온 것인지 보초를 서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나는 건물 담벼락에 붙어 있었다. 청년들이 나를 본 것 같지는 않았다.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어 건물을 돌아 나갔다.

바다가 보였다. 언덕 아래쪽에 해안 도로가 있었고 마침 횡단보도 녹색불이 들어왔다. 가로수가 있는 언덕을 내려가 부지런히 달리면 건널 수 있겠다. 길을 건너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뒤쪽에 있는 청년들이 신경 쓰였고, 바다가 보였고, 해안가 모래사장을 걷다 보면 새로운 길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 녹색 신호등이 켜졌으므로 달려가고 싶었다. 녹색 등이 깜빡이는 것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다. 남은 시간은 20여 초. 지금 뛰면 건널 수 있다. 

뭐, 이런 꿈. 이제 출근 준비해야 한다. 일찍 시작하는 행사가 있으니 시간 맞춰 일찍 오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것 때문에 출근이 부담스러워서 그랬나?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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