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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관찰
나는 글 쓰는 시간을 좋아한다. 하지만 글 쓰는 시간 동안 글을 쓰고 있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글 쓰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있는 시간이 많은 것이다. 글 쓰는 시간의 글쓰기가 손가락과 손목의 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계속 쓰지 못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글 쓰는 시간답게 글을 쓰는 시간이 좀 더 많기를 바란다. 생각을 글로 쓰고 속에 있는 말을 꺼내는 글쓰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작가가 서재에서 글쓰기를 하고 있다. 만년필로 손글씨를 쓰는 모습도 좋겠고 노트북에 타이핑하는 모습이어도 좋다. 조금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글쓰기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잠깐 멈칫거리긴 하지만 계속 작업에 집중하고 있어서 말을 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상상이지만 지켜보는 것도 방해가 되는 것..
글쓰기가 안될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글쓰기 시간에 방황하는 것은 ‘딱히 쓰고 싶은 건 없는데 쓰고 싶기는 한’ 마음 상태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하고 싶은 말들이 숨어 있기는 할 텐데 그런 말이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가끔 어떤 말들이 언뜻 생각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꼭 말로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아직 어떤 쪽으로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도 있다. 쓰면서 생각해도 될 텐데 섣불리 꺼내고 싶지 않은 기분인걸까, 에이~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신중했다고. 그러다가 다음 단계까지 망설이고 있으면 이걸 지금 할 필요가 있나? 너무 긴 이야기 아닌가, 너무 짜증 나는 이야기라 기분 나빠지는 거 아닌가, 이야기의 배경 설명하다가 시간 보내고 힘 빼는 거 아닌가, 짜증은 짜증대로 나서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