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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시간에 하는 생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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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시간에 하는 생각

JongHoe 2021. 9. 18. 09:48

글쓰기가 안될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좋아하는 글쓰기 세팅

 

글쓰기 시간에 방황하는 것은 ‘딱히 쓰고 싶은 건 없는데 쓰고 싶기는 한’ 마음 상태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하고 싶은 말들이 숨어 있기는 할 텐데 그런 말이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가끔 어떤 말들이 언뜻 생각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꼭 말로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아직 어떤 쪽으로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도 있다. 쓰면서 생각해도 될 텐데 섣불리 꺼내고 싶지 않은 기분인걸까, 에이~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신중했다고.

 

그러다가 다음 단계까지 망설이고 있으면 이걸 지금 할 필요가 있나? 너무 긴 이야기 아닌가, 너무 짜증 나는 이야기라 기분 나빠지는 거 아닌가, 이야기의 배경 설명하다가 시간 보내고 힘 빼는 거 아닌가, 짜증은 짜증대로 나서 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거 아닌가…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다. 말하다 보면 미움을 가지고 있는 내가 나쁘게 느껴져 반성문 같은 자책글을 쓰고 새로운 다짐을 하고 있다. 별거 아닌 일에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 소재를 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어떤 소재를 피하려고 하면 자꾸 그 소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근처를 빙빙 돌게 된다.

 

글쓰기를 왜 하는가, 글쓰기에 왜 빠져야 하는가, 왜 집중하려고 하는가, 지금 집중할 때인가, 이럴 시간에 뭐라도 하는 게 낫지 않나. 글쓰기를 하는 게 나은가 아니면 방금 갑자기 생각난 ‘더 급해 보이는 일’을 하는 게 나은가를 생각한다. 당장 해야 할 것 같은 급한 일처럼 느껴지긴 했지만 할까 말까를 고민한다. 일을 하기로 한다면 ‘하면 끝낼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한다. 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것 보다 끝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너무 긴 호흡이 필요한 일, 오늘 다 끝내지 못할 일을 또 벌여 놓기가 싫은 거다. 할까 말까, 더 급한 일은 없나? 아, 이런 생각을 하고있을 바엔 글쓰기를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런 생각으로 시간이 간다. 째깍 째깍 째…

 

의자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한숨을 쉬다 그대로 멍때리게 된다. 멍 때리며 바빠 보였던 일을 생각한다. 이렇게 시작해서 그다음엔 그렇게 되겠지? 그럼 또 어떻게 하고 또 어떻게 하고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조렇게 차곡차곡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생각 안에서 일을 하고 있다.

 

문제점이 발견되고, 끝낼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한다. 미룰까 말까 에이 생각하지 말자, 그러다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다. 끝낼 수 있겠다. 다시 복잡한 난관을 해치고 나간다. 문제를 해결하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내 스스로 감탄한다. 이런 멋진 방법을 찾다니! 잊지 않도록 메모라도 해둘까? 아냐 그럴 시간 없어, 그리고 이렇게 독특한 건 잊기도 어렵지, 이 상황이면 저절로 떠오를 거야. 일을 끝내는 과정까지 시뮬레이션을 마쳤다.

 

음, 할 수 있겠다. 이제 하면 된다. 생각은 다 해놨으니 이제 진짜로 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 그러면 되는데, 해야 되는데, 되는데, 되는데… 되는데 생각만 하다 지쳤다. 생각하느라 힘을 너무 썼나? 몸이 힘들다. 이제 쉴까? 아니야, 일을 할 정도의 에너지는 아니지만 완전 방전된 것도 아니고, 그냥 쉴 바에는 글쓰기라도 해야하지 않겠어? 근데 뭘 쓰지? 딱히 쓰고 싶은 건 없는데 뭔가 쓰고는 싶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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