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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멀어지는 눈치

JongHoe 2023. 2. 8. 20:58

손잡고 걷다가 깍지 낀 손가락이 뻣뻣하게 굳은 듯 펴져 있을 때 마음이 멀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을 하는 듯 무표정한 얼굴이 되어 있을 때 맥락 없이 마무리한다.

아무 말 없이 시큰둥하게 창 밖을 보다가 그만 갈까? 하는 말에 표정이 밝아질 때 떠날 시간이 되었음을 느낀다.

핑계를 찾지 못해 함께하는 드라이브, 더 이상 미루지 못해 함께하는 데이트.

 

점점 마주치지 않는 시선,

휴대폰 문자에 머무는 반가운 시선,

의자에 깊숙이 기대 점점 피곤해하는 표정,

형식적인 대응을 느낄 수 있는 키스.

 

하면 뭐 하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이것도 재미없고 저것도 식상하고 세상만사가 다 시큰둥해 보이고

몸이 안 좋다면서 다른 사람 통화는 활기차고 밝은 사람이 되는 거

그래 그럴 수 있지.

 

이제 점점 시간이 나지 않을 거고

갑자기 생기는 약속도 많아질 테고,

회식이나 야근도 많아져서 만날 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들게 되겠지.

피곤해서 이번에는 쉬고 다음 주에 보자고 미루는 주말도 늘어날 테고,

벌써 우리가 못 본 지 꽤 되었는데 벌써 그렇게 되었나 하고 미안해하는 날이 오겠지.

 

더 좋은 사람이 생겼을 수도 있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싫증이 난 것일 수 있지.

그러니 미안해하지 말고 그냥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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