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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없는 2박 3일 본문

매일 글쓰기

인터넷 없는 2박 3일

JongHoe 2023. 2. 13. 23:56

캠핑을 다녀왔다.

낮에 한가할 때 글 써서 올려야지, 매일 글쓰기니까, 그런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건 처 맞기 전까지의 그럴듯한 계회이었던 셈이다.

 

추웠다.

 

양평 산골짜기에 있는 캠핑장은 추웠다.

해가 들고 볕이 드는 낮에는 이대로 계속 있어도 좋겠다 싶을 만큼 상쾌했지만

어 해가 지는 건가? 싶은 때부터 추위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오토캠핑이라 난로가 있었다.

장작을 사용하는 화목난로도 있고, 기름을 사용하는 난로도 있었다.

장비병에 걸렸다 할 만큼 장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니 중복되어 꺼내지 않는 짐도 많았다.

 

연애를 시작한 커플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하느라 부른 캠핑.

좋은 이야기, 좋은 사람, 희망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이야깃거리는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툭툭 끊겼다.

칭찬 거리가 부족했던지, 칭찬이 자연스럽지 못해서인지,

해맑은 연애를 계속 축하하지 못하는 심성이었던지,

뭐 그런 이유들 때문이었을 거다.

남의 연애를 축하하며 놀기에 하루는 짧고 2박은 길었다.

 

깊은 산골이긴 해도 핸드폰이 터지지 않을 정도의 산골은 아니었는데,

전원도 제공되어서 노트북을 열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외부와 연결된 것이 없이 며칠 보내기는 오랜만이었다.

화면으로 뭔가를 보지 않는 날이 오다니.

 

와~ 여기 별 진짜 많네

불멍하고 있으니 좋다

추운데 안에 들어가기 싫다

배 부른데 자꾸 먹게 되네

왜 술이 안 취하지...

 

일부러 인터넷을 쓰지 않겠다고 작정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더 살찌고 더 지저분해져서, 냄새나는 옷을 입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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