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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oe 2023. 2. 24. 23:34

다른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

이런 종류의 질문은 좀 재미없다.

만약에...라는 조건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기고 하고,

그런 생각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뭐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또 똑같이 바보 같은 결정을 할 테고, 후회할 짓들을 하겠지.

그런 걸 반복하려는 노력 자체가 바보 같아서 생각해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만약에,

그래도 시간이동을 한다면, 이왕이면 기억을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간다면 다른 인생을 살게 되지 않을까.

혹은 바보같은 결정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사람 속터지게 하는 미숙함이나

눈물 흘리게 할 일들을 하지는 않겠지.

최근의 로또 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주가를 기억하지 못하는 조건이라 하더라도,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조건이라면 해보고 싶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났는데

어 내 몸이 이상해. 뭔가 바뀐 거 같아. 아 이게 뭐지... 내가 설던 집도 아닌데.

하고 둘러보니 시간이동을 한 거야.

와 드디어...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네.

하고 거울을 보니 아 이런...

 

20대 후반에서 갑자기 50대가 된 거지.

시간이동이라 하면 좀... 과거로 가야 되는 거 아니야?

몸이 이게 뭐야.

 

경험은 20대인데 몸이 50대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야.

그냥 이렇게 살아야지.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이렇게 시간이 갑자기 바뀌는 것도 내 선택이 아니라 주어진 것이니까.

알맹이는 아직 어리벙벙한데 그럴듯하게 사는 것처럼, 경험 많은 것처럼, 전문기인 것처럼 살아야 하는 거.

그게 지금의 내가 처해있는 상황인 거지.

 

시간이 갈 수록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시간이 조금씩 생각나.

20대에서 50대가 될 때까지, 시간이 점프해 버린 구간의 기억이 조금씩 하나둘씩 생각나는 거지.

어떤 때는 냄새 때문에, 비가 내려서, 우연히 듣게 된 음악에서, 길에서 본 아이들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기억들이 떠오르고 내가 그렇게 살았구나 하고 배우는 거 같아.

이게 영화에서 본 내용인지, 책에서 읽은 건지, 누군가 했던 이야기를 내 이야기라고 착각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가끔은 이게 내 인생이 맞나? 누군가 다른 사람으로 점프한 것은 아닌가 헷갈리기도 하더라고.

내일도 나로 이어지는 것인지, 어떤 역사를 가진 사람으로 이어질지...

매일 새로운데 언제나 식상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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