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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둘러 싼 어둠 본문

매일 글쓰기

너를 둘러 싼 어둠

JongHoe 2023. 2. 26. 20:55

너를 만나면 힘들었다.

네가 가진 삶의 무게가 나에게 넘어오는 것 같았다.

가족의 오랜 지병과 수발, 오랜 친구와의 불화, 반복되는 회사에서의 불합리한 상황 등.

그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힘들어졌다.

마치 그 불행이 내 것처럼 느껴지고

나의 불행에 너의 불행까지 더해져 해결해야 할 문제가 더 많아진다고 느꼈다.

 

하지만 너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그렇다고, 그런 상황에 있다고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네가 힘들겠구나, 네가 고생하고 있구나 같은 응원의 말을 듣고자 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문제는 내가 그 정도에서 잘 안된다는 거다.

나 역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려는 게 아니다.

 

나의 문제는 너의 문제를 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도와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마치 내가 너의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인식하고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내 문제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저절로 복사된 감정, 전이된 불행의 찌꺼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너 때문에 나한테 이런 감정이 생기니 그만하라고도 못하겠다.

그냥 듣다 보면 그저 답답하고 막막하더라.

 

에너지가 떨어진달까.

네가 가진 어둠이 나를 삼키고 나를 힘 빠지게 하고 나를 지치게 하더라고.

나 역시 또 누군가에게는 나의 어두움만 쏟아내는 사람인지 모르겠고.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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