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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슨 상상을 할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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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슨 상상을 할지

JongHoe 2023. 3. 29. 23:54

며칠 전 낙원상가 앞을 지나가다 눈에 익지만 다시 보면 이상할 수 있는 풍경을 마주했다.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들이 국밥집 앞에서 기타를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변이나 관광지에서 통기타들고 다니며 웃는 젊은이의 모습과는 다르다.

어깨에 기타를 둘러 매지도 않았고, 싸구려 상품 배달하듯 허투루 들지도 않았다.

잘못 들어 온 중고 상품을 들고 온 것 같은 어색함이 없다.

늘 기타를 만지는 사람의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달가.

뭔가... 관록이 느껴지는 느낌.

그렇다고 현업 연주자라고 할만한 화려함이나 나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무대 위에 오르는 사람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기타를 만지는 손길이 어색하지도 않으니...

악기 수리하시는 분들인가? 과거에 기타를 연주했지만 지금은 은퇴하고 후학을... 아니, 그쪽은 아닌 것 같고.

어쩌면 밤무대 기타리스트를 중개하는 사장님일지도 모르지.

국밥집 앞에서 기타를 들지 않았다면 어쩌면 부동산 사장님이나 세운상가 부품점의 관록 있는 사장님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일에 있어서 본인 확인을 하지 않고 그저 상상만 하고 있으니 정답은 없다.

 

무대에 오른 어린 연주자들, 특히 록밴드를 만나면 나는 반가운데 그들은 저 아저씨가 우리 공연을 이해나 할까? 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

하긴 주변 어른들이 다 답답한 소리나 했을 테니 그럴만하지.

나도 늬들 못지않게 열심히 했단다...라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모를 일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저 늙은이가 얼마나 전문가인지.

저 젊은이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함부로 상상했듯, 누군가는 내 모습을 보고 나와 상관없는 상상을 할 수 있다.

그게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없지만, 가끔은 서로 꺼내서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아아 이런 거 때문에 그렇게 보였구나, 제가 그래서 그랬다니까요, 하하 호호 그러면 좋겠다.

아 그 아니라니까아, 니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이냐 하면서 화내지 않고.

어렵겠네.

그러니 그냥 가던 길이나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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