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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JongHoe 2023. 4. 1. 23:48

낮에 광화문에 갔다.

미술 작가와 만났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가의 전시 작품에 내가 아는 기술이 필요해 연락이 왔었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음 일정을 협의했다.

젊은 작가, 시도하는 사람, 희망과 걱정과 기대를 가진 멋진 사람이었다.

 

광화문은 한복물결.

날씨가 좋은 주말이라 더 그랬겠지.

임대한 한복들은 전통의상이라기보다 코스프레 캐릭터 의상 느낌이 났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거리를 걷다니.

 

집 근처에 도착하니 허기가 졌다.

국밥집에서 순댓국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소주 한 병 마실까...

밑반찬과 맛보기용 순대가 몇 점 나오니 더 술 생각이 났다.

며칠 계속 마셨는데 이제 좀 그만 마셔야지.

몇 번의 변덕 끝에 술은 시키지 않았다.

 

누구나 무대 위에서 주목받고 싶어 하지 누가 뒤에서 보이지도 않는데서 일하고 싶어 하냐고.

내가 그렇다고.

작가는 작품을 만들어. 생각을 구상을 아이디어를 꺼내는 거지.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잘하게 많은 기술들이 필요해.

그걸 다 배우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심지어 한 분야 배우기도 힘든데 여러 개를 해야 해. 그래서 전문가에게 부탁하는 거야.

그게 외주든 하청이든 협업이든 뭐 여러 가지로 불리겠지.

건축하고 비슷한 거거든.

건축 디자인, 설계, 시공 뭐 그런 거.

디자인 회사는 시공사에게 일을 맡기고 시공사는 단계별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모아서 조합하는 거거든.

내가 시공사 같은 거지.

 

예술가들이 기술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게 누구와 상담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여러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있겠지만, 각 분야는 자신의 분야에서는 분명한 답을 줄 수 있지만 다른 분야와의 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적인 공사나 설치물은 규격이 있으니 답이 나오는데

예술작품은 그렇지 않은, 새로운 시도가 많다 보니 확신을 가지고 답을 주기가 어려웠을 거다.

예술 창작자와 기술자 사이에 서로의 언어로 의미를 전달하는 코디네이터이자

기술적으로 구현이 된다/안된다를 판단하고 된다면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테크니컬 디렉터,

작업의 방향을 설정하고 팀을 만들고 일정에 맞게 완성하는 것,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

어 쫌... 쓰고 보니 멋있네.

 

이건 좋아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먹고 살 정도로 좋아하는 일하면서 살면 좋겠다.

 

작품 많이 하고,

단가 올라가서,

와 이제 쫌 할만하네 할 때쯤이면

늙어서 그만해야 할 때가 되려나.

 

소주 안 시키고 집에 오기 잘했다.

소주 마셨으면 또 감정이 증폭되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겠지.

안 마시고도 이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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