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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불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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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불평

JongHoe 2020. 10. 16. 07:01

불평이 때로는 문제의 개선을 위해서 라기보다 ‘내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알고 있다, 노력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나는 말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애썼지만 다른 사람들이 못하게 했다, 불평은 대체로 그런 것이었다. 나의 불평도 그랬고, 다른 사람들의 불평도 그랬다. 내가 불평을 말할 때는 남들이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는 것이 불편했고, 남의 불편은 중언부언되지도 않는 변명으로 들렸다. 나의 변명과 남의 변명이 뭐 그리 다른가.

불평은 듣기 싫지만, 희망을 듣는 것은 좋았다. 이렇게 하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렇다. 내가 그리는 결과는 이런 모습이다. 이런 것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  이 부분은 이런 게 좋고, 이런 게 부족하고, 이런 게 개선되면 좋겠다. 나는 이러이러한 모습을 원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과 일하는 것이 좋다. 불평하기보다 희망사항을 말해주는 것이 함께 일하기 좋다.

출장지에서 나는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회사의 일인데, 회사에서 보다 많은 결정 권한이 있었다. 결과가 속상한 부분도 있고,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대체로 좋았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개선하고 싶은데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한다고 바뀔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네가 말한 결과가 이거냐?’라는 질문에 ‘내가 그린 그림이 이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더 큰 그림을 그렸고 더 멋진 결과를 생각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못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런저런 불평을 말하며 내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에게 내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불평이 듣기 싫고, 불평을 나열하는 모습이 꼴 보기 싫은 것만큼 나도 불평하면 안 된다. 불평한다고 해서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불평은 변명일 뿐이고, 변명은 아이디어로 보일 수 없다. 책임을 지는 위치에서 책임을 지는 것이 주어진 역할이다. 어차피 내가 가져야 할 책임이라면 해야 할 일은 다하고 평가를 받는 것이어야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억울하지 않으면 변명도 없다. 다소 억울함이 있어도 불평하지 않아야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자기 책임이라고 악을 쓰고 화를 내는 것은 볼썽사납다.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추진력을 북돋우고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일이고 실력이다. 그래, 그걸 알고 있다면 그렇게 하자. 군소리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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