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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쓰기

글 못쓰는 이야기

JongHoe 2022. 1. 4. 00:12

새해 새로 시작하는 글쓰기

 

새해 글쓰기. 새해 다이어트, 운동, 금연, 금주... 뭐 그런 종류의 새로 시작하는 글쓰기.

 

오늘은 월요일이니 시작하기도 좋은 날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시작이 어렵다. 시작 못하는 병이 어딘가 명명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마감을 넘기고서야, 아 마감이 지나버렸네 하고 어쩔 수 없지, 오늘은 안 되겠네 그런 생각을 하는 고약한 버릇에 관한 무슨 증후군도 명명되어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이렇게 괴롭고 잘 낫지 않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겠지. 나만 이렇지는 않겠지.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을 거다.

 

마감을 넘겼다 치고, 잘 쓰는 건 어차피 안되니 일단 쓰기라도 하라고 말을 하지만 벌써 눈치챘다. 안 쓰는 쪽으로, 마감을 넘기는 쪽으로, 오늘은 망했다고, 어차피 못 쓴다고, 이미 늦었다고 그런 말로 나를 달랜다. 매일 1천 자는 쓰자, 뭐라도 올리자라고 마음먹었을 때, 새해 첫날부터 하는 건 좀 그렇잖아 하면서 첫날을 넘길 때부터 뭔가 조짐이 있었다. 그래 월요일부터, 주말엔 쉬고 평일에만 하는 거야, 응 월요일부터. 그렇게 또 하루를 넘겼는데 어라 벌써 월요일이 끝나가네. 오늘도 또 그냥 넘기나?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이 참 싫었다. "어쩔 수 없지 말자"를 가훈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싫어하지만, 이렇게 마감이 다가오고 체력에 한계가 오면 슬슬 "어쩔 수 없지 않나..." 하는 말이 나오려고 한다. 어쩔 수 없다고...

 

마감이 있기는 했나, 마감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닌가, 마감을 워낙 안 지키고 살다 보니, 마감의 마감에 또 최종에 진짜 최종에 더 끝에 까지 가서 숨 넘어가기 직전에 "어쩔 수 없는" 타이밍에 결과물을 낸다. 미리 해 놓은 건 아니다, 그냥 그때까지 질질 끌다가 시간에 맞추려면 이 정도 품질밖에 안 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내놓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고, 내 책임이 아니라고, 내 머릿속에는 더 뛰어난 것이 있지만, 마감이 다가와서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써내느라 그 모양이라고, 그런 변명을 하려고 일부러 마감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바쁜 척 진지한 척 성실한 척 하지만 사실은 비겁한 거다. 최선을 다하지 못했지만, 더 나은 것이 있지만 지금은 아니고, 다음에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또 미루고 마는.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여기까지, 날짜 넘기기 전에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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