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관찰
글쓰기의 고단함 본문
글을 쓰지 않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려고 하는 사람처럼
글쓰기만 하려고 하면 쓰지 못하는 핑계가 생긴다.
아침 글쓰기를 하려다가 유튜브에서 본 플랫브래드 생각이 났다.
일단 반죽이나 해놓고 글 쓰지 뭐,
해서 밀가루 반죽해서 플랫브래드를 만들었다.
반죽하다가 아참 세탁기 돌리고,
종합 비타민도 챙겨 먹고,
팬에 반죽을 올려 빵인지 전인지 헷갈리는 음식을 만들고,
내가 그런 글을 썼던가? 하는 생각에 글 목록을 찾아보고,
스라라차, 케첩,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빵을 먹고,
설거지하고,
이제 글 써야지 하는데 졸려,
그래서 잠도 깰 겸 운동도 해야지 푸시업도 하고,
아 맞다 갑자기 생각나서 구매물품 배송 상태 체크하고,
유자차를 마시려고 물을 끓이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유튜브에서 드라마 소식을 확인하고,
그래 드라마 소식 따위는 알아보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텐데...
이제 진짜, 글 써야지 모드 전환을 해야지,
이메일을 또 보고,
식어버린 물을 다시 끓이고,
음악을 틀고,
음악을 검색하고,
다른 음악을 틀고,
식어버린 물을 다시 끓이고,
드디어 유자차를 마시고,
아 이제는 진짜...
글을 쓰려고 보니 바탕화면이 지저분해 집중이 안 돼.
임시 폴더를 만들어 모두 집어넣으려고 했더니 임시 폴더가 벌써 몇 개나 있다.
글을 쓰지 말아야 하는 걸까?
운명처럼, 글쓰기에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글쓰기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는,
미래의 내가 애쓰는 것이 느껴진다.
이게 그렇게 위험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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