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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관찰
약간의 실수가 있긴 했지만 나오긴 나왔다. T55 1kg 우유 650g 이스트 20g (2%) 소금 20g (25%) 버터 40g (4%) 반죽 - 숙성 - 분할 - 성형 베이킹 소다 물(물 1리터에 소다 50g)에 담궈 30초 있다가 빼서 팬에 나열 소금 뿌리고 쿠프(칼집) 내기 - 칼집 내기를 안해서 오븐에 들어가 3분 정도 지난 걸 다시 빼서 칼집 냈음, 빵 빼다가 손 데임 ㅠㅠ 오븐 예열 되는 동안 기다리기 (빵이 24개나 되서 분할, 성형, 소다물에 담그기, 팬닝, 예열 하는 동안 숙성이 된다) 220도 예열한 오븐에 200도 15분 굽기 - 팬에 빵이 들러 붙어서 떼기 힘들었다. - 빵에 물을 발라 올려서 그런 듯, 물기가 많은 빵이 잘 안 떨어졌다. - 종이를 깔고 굽는 게 좋을듯
힘든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았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체증이다. 어제는 무척 심심한 하루를 보냈다. 급한 일이 끝나고 미뤄 두었던 일을 해야 할 시기였는데 거짓말처럼 미뤄둔 일이 보이지 않았다. 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빈둥빈둥, 뒤적뒤적, 이것 조금 저것 조금,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됐고 또 퇴근 시간이 됐다. 집에 가서 프레첼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은 했다. 정시에 퇴근하면 집으로 가는 길이 엄청 막힌다. 배가 고프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산다. 계산대 옆에 있는 핫도그도 산다. 길 막히면 졸리니까 과자도 하나 산다. 하루 종일 뭘 먹지 않고 잘 보냈는데 퇴근길 편의점에서 식욕이 폭발했다. 식기 전에 먹어야지 핫도그, 배고프니까 샌드위치, 길 막히니까 과자 한 봉지. 그랬다. 운전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 빵과 고기를 준비했다. 미리 만들어서 냉동해 두었던 빵 중에서 몇 가지를 고르고, 고기는 목살로 풀드 포크를 만들 것이다. 소금, 후추, 설탕, 파프리카 가루, 오레가노, 타임을 섞어 라면 수프 같은 럽을 만든다. 덩어리 고기에 럽을 덕지덕지 바르고 150도 오븐에 넣어 굽는다. 3시간 전에 꺼내 놓은 고기 내부 온도는 15도, 목표 온도는 75도. 고기를 굽는 동안 잠을 잤다. 오전에는 어머니와 누나들에게 고기를 대접했다. 작은 누나가 퐁듀를 준비했다고 해서 어머니 모시고 갔다. 두껍게 썰어달라고 주문한 등심으로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등심 굽고 난 팬에 햄을 구웠다. 며칠 전에 수육 만들고 남은 육수로 라면을 끓였다. 퐁듀에 빵과 햄을 찍어 먹고, 고기를 먹고, 라면도 먹..
T55 밀가루 1kg 물 65% 이스트 2% 소금 2% 설탕 5% 버터 4% 손반죽(메이크업 단계에서 버터 투입) 상온에서 40분 숙성, 폴딩, 40분 숙성 346g 분할, (330으로 나누니 5덩이하고 80g 남아서 각 16g씩 추가) 상온에서 80분 숙성 오븐 예열(약 15분 정도) 칼집(쿠프)내고 오븐 투입 250도 예열, 240도 10분(스팀 O, 바람X), 220도 5분(스팀 X, 바람 O)
밀가루 1kg (T55 60%, 호밀 40%) 물 650g 이스트 1% 소금 2% 몰트 3% 설탕 7% 버터 4% 반죽기 반죽, 메이크업 단계에서 무염버터 투입 250도 예열, 240도 10분(스팀 O, 바람 X), 220도 5분(스팀 X, 바람 O)
새 밀가루로 시작하는 빵 바게뜨와 깜빠뉴 16일 도착한 새 밀가루 T55로 만들었다. 퇴근 후에 시작하느라 숙성이 늦어져 새벽 1시에 구웠다. 아침까지 기다리는 게 옳았겠지만 빨리 결과물을 보고 싶어 밤 늦게 그 난리를 피웠다. 밀가루 1kg 물 650g 이스트 1% 소금 2% 250도 예열, 240도 10분(스팀 O, 바람 X), 220도 7분(스팀 X, 바람 O) :: 조금 탄 느낌이 있어서 10분-5분으로 바꿔도 좋을듯
어제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쭉 쉬는 일정이다. 반차에 공가, 대체휴일, 토요일, 일요일로 연결된 휴가. 어제는 학생들을 만나는 멘토링 시간이 있었다. 회사에는 오후 반차를 냈다. 학생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고 교수님과 차 한 잔 마시고 나오니 평소 퇴근시간. 오늘은 건강검진을 위한 공가다. 병원 예약을 알아보니 1~2주 전에 예약해야 한단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예약 없이 그냥 갔으므로 이번에도 그냥 가기로 마음먹었다. 집 근처 병원을 알아보니 동네 병원에서도 가능하다. 굳이 회사까지 갈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오늘이 어머니 진료 예약일이라 회사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가게 됐다. 내일은 낚시 예정. 새벽에 출발해서 밤에 돌아오는 계획이다. 생각 같아선 1박 하는 것도 좋겠는데 날씨 상황을 고려해서 취..
수면앱을 통해 수면 상태를 체크한다. 잘 잤다고 느끼는 날의 그래프와 개운하지 않은 날의 그래프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수면앱의 측정 결과가 내가 느끼는 상태와 비슷하니 믿을만하다 할 수 있겠다. 오늘 아침에 본 그래프는 꽤 만족스러운 수면 상태를 보여주었는데, 보고서를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니 수면 시간이 너무 짧다. 피곤해서 쓰러질 정도가 되어야 잠자리에 들고, 일찍 출근하는 편이니 일찍 일어난다. 그러니 수면시간이 짧을 수 밖에. 늦잠을 자도 괜찮은 날에도 길게 못 잔다. 습관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몰아서 자는 게 안 되는 편이다. 오늘 많이 잤다고 내일 개운한 것이 안되더라. 잠을 더 자고 싶다는 욕구도 없다. 지금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지, 개운하다는 느낌이 없다. 피곤하지만 벌써 시..
일기장을 펼쳤다. 일기장이라고는 했지만 잘 쓰지 않았다. 만년필로 쓰는 필기감이 좋다. 하지만 타이핑이 편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잘 안 쓰게 된다. 글씨를 쓰고 싶을 때 꺼내 쓰게 된다. 2017년부터 쓰고 있는 노트인데 아직도 반이 넘게 남았다.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노트를 꺼내 일기를 썼다. 타이핑으로 글쓰기가 잘 안되고 있어서 새롭게 시도해 본 것이다. 손글 쓰기의 불편한 점 중에 하나는 글씨를 열심히 쓰고 있으면, 특히 회사에서, 누군가 옆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고 궁금해하는 것이다. 참 남의 일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다. 직접 묻기도 하고 기웃 거리기도 해서 좀 불편하긴 하다. 그저 무시하고 내 할 일 해도 되는데 그런 것을 의식하고 있다. 어제는 노트를 펼치다가 가장 최근에 쓴, 8월..
어제 내가 담당한 올해 특강이 끝났다. 마지막 공연을 한 셈이다. 허전하고 아쉽고 또 시원하고 후련했다. 거나한 뒤풀이라도 하기를 내심 바랬었나? 스탭들과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웠다. 하지만 갑자기 밀려드는 다음 일정 때문에 다들 바빠 술자리를 가지기는 어려웠다. 나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숙취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다. 집으로 오는 길은 피곤했다. 졸음이 쏟아졌다. 긴장감이 풀려서인지 해방감인지 모르겠다. 마음은 편했다. 피곤하지만 반죽을 하고, 숙성을 위해 냉장고에 넣고나자 또 반죽을 하고 싶었다. 마음이 허전하긴 한 모양이다. 뭐가 그렇게 허전한가? 강의에 참가했던 신입 기획자들과 프리랜서 아티스트들과 더 시간을 가지고 싶었나. 대단한 수업이었다고 굉장했다고 좋은 강의였다는 칭찬을 듣고 싶었..
The Load Out & Stay - Jockson Browne https://youtu.be/scsJZ67ssDY 최근들어 다시 자주 듣고 있는 곡이에요. 어렸을 때 밴드를 동경할 때 듣는 느낌과 요즘 듣는 느낌이 달라져서 그런가 더 애정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가사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면 '어 이런 느낌이 아닌데...' 하게 되더라구요. 영어를 잘 아시는 분들이 영어는 잘 하시지만, 공연 스탭들에 대한 이해가 달라서 그런거 같아요. 그렇지만 내가 해석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서 답답한 마음입니다. 해석은 아니지만, 분위기를 소개하자면... 기분 좋게 공연 끝났고, 오늘 공연이 좋았고, 이제 관객들과 친해져서 더 놀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좀 더 있고 싶은 거죠. 피곤하..
어릴때는 옥상에서 골목을 내려다 보는 게 좋았다. 당연히 위험하다고 혼나긴 했지만. 놀이터에선 뛰어 놀기 보다 정글짐 위에서 아이들이 노는 걸 바라보는 게 좋았다. 첨벙첨벙 물놀이 하는 데서는 물에 들어가기 보다 평상에 엎드려 책을 읽으며 딩굴거라는 게 좋았다. 요즘은 드론으로 보는 풍경, 비행 시뮬레이터로 보는 부감 풍경도 좋다. 몰래 카메라를 좋아하는 관음증인가? 남들을 내려다 보기 좋아하는 권력지향형 취향인가? 어울리지도 못하면서 떨어지지도 못하는 소심한 관종인가? 남들과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볼수 있는 자리에서, 눈에 띄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자리, 내가 좋아하는 장소는 대채로 그랬던 거 같다.
나는 관찰자. 깊이 들어가지 않고 따로 떨어져 나오지도 않는다. 무대도 아니고 객석도 아닌 곳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반은 잠에 빠져 꿈을 꾸지만 또 반은 깨어나 상태를 관찰한다. 늘 긴장하며 주위를 살피는 초식동물 캐릭터인가.
퇴근 후에 빵 만들면서 음악 듣고 맥주 마시는 걸 좋아해요. 빵 반죽하고 굽고 식히는 동안 생기는, 오늘 하루를 잘 보낸 것 같은 느낌이 좋아요. 토요일이지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지만 내일은 또 일찍 출근하지요. 힘들지 않아요, 재미있어요. 설거지까지 끝난 깨끗한 식탁을 보면서 드는 흐뭇한 느낌. 빵 먹는 것보다 '다 만들었다', '다 치웠다' 느낌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물론 군데군데 덜 치운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건 또 뭐 내일 하죠. 지금은 이 느낌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는 집 안에 있습니다.
모처럼 보게 된 부모님 앞에서 아들은 흰머리가 많았다. 갈수록 말라가는 아버지와 갈수록 살이 붙는 아들. 모처럼 만나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지만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모든 것이 어색한 사이다. 푸짐한 저녁을 먹고 TV 앞에서 말이 없다. 그저 옆에 앉아서 숨 쉬는 소리를 듣고 들려주는 동안 어머니는 잠이 들었다. 따뜻한 방바닥에 허리를 붙이고 나도 잠이 들었다. 노부부가 사는 고향집은 도시 속의 시골이다. 주소와 겉모습과는 상관없이 그저 시골인 고향집에서 깊은 잠을 잤다. 안녕 시골집. 유치원 가는 아이처럼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선다.